제대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고3 지구과학수업

2019 대한민국과학교사큰모임 발표자료입니다. 다른 곳에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경기 덕계고 류계향

Ⅰ. 나의 새로운 시작은 고3 담임부터

첫 발령부터 10여년을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쳐 왔지만 2013년에 와서야 고3 담임을 처음 맡게 되었다. 그 전부터 중학교는 벌써 지필 평가를 성취평가제로 실시하였고 고등학교도 차츰 등급이 아닌 성취평가제를 도입할 것이며 경기도 수도권의 도시도, 농촌도 아닌 일반고에서는 수시로 대학을 가는 게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무슨 대안이나 대책도 없이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냐 하며 지금의 내신이 형편없으니까, 또는 최저가 필요하니까 하며 밤마다 자율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본격적인 성적 분석과 진학 상담을 하다 보니 아무리 내신이 높더라도 1, 2학년 동안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힌 내용으로는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자소서를 봐주면서 교과 세부 능력 특기사항에 학생의 배움이나 성장에 대한 기록의 부실함을 느끼고 내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강의식 수업만으로는 아이들의 역량과 특기를 가늠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학생활동중심 수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하였으나 수능이라는 큰 벽을 이유삼아 내내 실천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 속 늘 한구석엔 수업의 변화가 나와 학생들에게 행복함을 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고, 하브루타 수업, 비주얼씽킹 수업, 거꾸로 수업, 협동학습 등 다양한 수업 현장의 적용 사례를 도입해 보고자 했으나 1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컴퓨터 공학과를 진학했던 졸업생이 한 명 찾아와 대학에서의 수업이 너무 어려워 자퇴하고 다시 대학을 가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유는 교수님이 책 한권을 단숨에 다 나가는 건 다반사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조별 과제와 프로젝트 발표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사회에서 취업을 할 때도 이제는 스펙을 따지기 보다는 자소서와 심층면접, 조별 토론을 통해 그 사람의 역량을 파악하고 창의적인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을 뽑는다고 하는데 고등학교에서만 입시를 이유로 강의식의 수업만 하고 있었던 내 자신을 돌아보고 한 때 강의 잘하는 선생님으로 받았던 상장이 점점 부끄러워지던 나날이었다. 마침 2016년 초 구글에서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을 해서 이긴 것은 프로그래밍 된 바둑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해서 이루어낸 결과라는 기사를 읽었다. 이제는 컴퓨터가 단순 작업을 하고 지식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까지도 겸비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시대에 지식의 전달만을 강조하는 수업은 이제 무의미 할 것이며 수많은 정보들을 내 안의 것으로 소화하고 이해하여 창의적인 사고를 기르고, 창의적인 인성을 겸비하여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화두가 되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러던 중 마침 ‘더좋은 일반고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통한 성장스토리 만들기’ 포럼에 참여하여 다른 학교에서 나의 수업 사례를 발표하면서 “한시적이고, 수행평가를 위한, 학생중심수업인 척 하는 수업 말고, 고3도 학생활동중심수업으로의 전환을 전면적으로 시도해 보고자 합니다.” 하는 약속을 해버리고 말았다.

Ⅱ. 수능과 학생활동중심수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을까?

수업의 변화가 왜 필요한지, 목적은 무엇인지 정해졌지만 처음 시작은 너무 힘들었다. 1학년 과학과 3학년 지구과학을 맡은 나는 1학년만 해볼까? 3학년도 될까? 하는 우려 속에서 시작하였고, 3학년은 수능 최저와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기에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수능 지구과학을 오랫동안 수업해 본 결과 핵심성취기준과 관련된 대수능 문제의 해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과학이라는 과목은 주로 그래프, 도표, 자료, 그림의 해석, 분석, 추론, 유추가 주된 것이었고, 이것은 교과서에 다 나오는 것이다. 과감히 매년 사용하던 부교재 EBS 수능특강 책을 버렸다. 그리고 교과서를 가지고 너희들만의 생각노트를 가지고 학생활동중심수업을 하다보면 너희들도 모르는 사이에 수능에 나오는 문제들을 하나 하나씩 풀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대학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왜 학생활동중심 수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이들과 수시로 질문하고 이야기하고 토론했다. 내신 성적의 지필평가를 걱정하는 친구들에겐 수업에 잘 참여하면 평가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수능 지구과학을 걱정하는 친구들에게는 지금 너희가 하는 내용이 모두 수능에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문제만들기 수업을 통해 만든 문제를 지필평가에 출제하였고, 그 문제가 다시 수능 모의고사와 전국연합 문제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점점 수업에 몰입할 수 있었고, 게다가 수능이 중요하지 않은 친구들도 고3인데 이런 수업은 처음이라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활동중심수업은 학생이 배우고자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배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는 불확실한 결과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어둠 속의 횃불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함을 점점 더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Ⅲ.어떻게 해야 할까?

2016년 1-2월의 겨울방학을 내내 교육과정 분석 및 재구성, 학습주제별 수업 설계, 학습주제별 수업 모형을 구안하고 생각노트를 제작하였다. 어떤 수업 방식으로 학생활동중심수업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전체 수업을 어느 특정 수업 모형만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최대한의 효과를 보기 위해 각기 다른 수업 모형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가지 수업 유형으로만 하게 되면 학생들은 그 패턴을 쉽게 파악하여 자칫 지루해 질 수 있고, 수업 몰입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대응하는데 필요한 창의성은 한 가지 수업 형식으로만 달성되지 않으며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활동의 장을 만들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하브루타 수업을 응용한 QNA기반 수업이다. QNA(Question And Answer) 활동이란 학생활동중심 수업을 위한 기본적인 수업 방법인 하브루타 수업에서의 질문하고 답하기 활동이다. 전성수(2014)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논쟁하는 것’, 즉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질문, 토론하는 공부법을 ‘하브루타’라고 정의하였다. 2명 이상의 친구 또는 모둠 학생들이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문하고 답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며 모둠별 문제 만들기 발표 수업, 비주얼씽킹 수업, 거꾸로 수업,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 기반 활동을 의미한다. 형식은 질문 중심 하브루타 수업과 문제 만들기 하브루타 수업을 절충한 수업 방법으로 질문만들기→짝토론→모둠토론→문제만들어 발표→쉬우르의 과정을 말한다. 또한, 교실 내에서의 학습 활동을 교실 밖에서의 활동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대로 ACT(Active! Creative! Transformative!)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지구과학Ⅰ에서 꼭 배워야 할 핵심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성취기준을 마련하여 학생활동중심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과 평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진정한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활동적으로!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교실 밖에 나가 직접 만져보고 냄새 맡고 느끼며 관찰과 사실을 통해 최선의 설명을 이끌어내는 과학적 추론 방법을 체험해봄으로써 상상력을 기르고 과학적 태도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 다양한 지구과학 체험활동으로 배움의 내면화를 통해 스스로 성장해가고 나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배움의 확장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과학Ⅰ’의 교육과정을 분석하면 총 4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연간지도계획에 의거하여 작성한 후 각 소단원별로 핵심성취기준을 중심으로 그에 맞는 학습 주제별 수업 설계를 하였다. 생각 노트를 제작하게 된 것은 한 학기나 일 년이 지나 과목을 모두 학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학습 내용과 배움의 활동들이 잊혀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학생활동중심수업을 기획하며 짝과 질문하고 답했던 내용들, 거기서 이끌어낸 배움의 과정을 자기주도적으로 정리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지구과학 시간의 기록을 통해 나만의 성장스토리를 담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구성은 학습주제, 성취기준, 미리준비하기, mission1, mission2, 생각일기, 동료평가의 7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업 전에 과제로 교과서 내용이나 그림, 그래프, 도표를 보며 미리 준비하기를 작성해 온 후 QNA 활동을 통해 짝과 mission1을 해결하고 모둠원끼리 mission2를 해결한다. 이후 생각일기를 통해 배운 내용이나 자신의 생각을 적고 모둠원들에게 자신의 생각 노트를 평가 받는 형식이다. 사실 생각노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생각일기를 통해 아이들의 의견 충돌과 협력해가는 과정, 생각지 못한 의견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배워나가는 아이들에게서 감동을 받은 것은 바로 나였다. 그 힘으로 긴 시간의 수업 준비도 참고 또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습주제별 수업 설계>

<생각노트의 구성>

Ⅳ. 이렇게 수업을 바꾸다!

1. QNA기반 문제만들기 발표수업

지구과학 교육과정을 분석, 성취기준을 적용하여 주제와 관련된 그림, 도표, 그래프를 선정한 후 생각노트에 미리 정리해 올 수 있도록 과제를 제시한다. 그림 1-2개 정도의 내용과 양이 무난한 듯하다. 모둠을 구성하고 2명씩 짝을 지어 주제에 관한 질문하고 답하기 활동(이후 QNA활동이라고 함)을 하며 한 사람당 각각 5개의 질문과 답을 한 내용을 생각노트에 적으며 내용을 정리한다. 그 다음엔 짝을 바꾸어 앞사람과 짝이 되어 서로 QNA를 5개씩 주고받고 모둠별로 BEST 질문과 답을 선택하여 문제 만들기를 한다. 모둠별로 나와 문제를 발표하고 모둠 대항 정답 맞히기를 한 후 교사는 질문과 문제에 대한 오류를 점검한다. 수업 중 배운 것을 교사가 정리하여 마무리하는 쉬우르 시간으로 맺음을 하며 학생들은 생각노트에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하여 적는다. 오늘 배운 그래프가 수능에 나온 예를 들어 설명하면 집중력은 더욱 급상승!!! 생각노트는 주기적으로 걷어 답글을 달고 피드백을 주어 교사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전달매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짝과 QNA & 모둠별 발표>


<내용의 쉬우르와 피드백&생각일기>

2. QNA기반 비주얼씽킹수업

비주얼씽킹에서의 시각 언어는 예쁘거나 근사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미술 시간에 그리는 그림처럼 정교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표현하면 된다. 비주얼씽킹의 방식은 써클맵, 트리맵, 버블맵, 더블버블맵, 윈도우 패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 수업의 도입부나 내용을 정리할 때 사용하며 꼭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한다. 트립맵, 버블맵 등은 내용의 정리에 유용하고, 윈도우 패닝은 그림으로 표현한 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나가며 논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게 하며 자신만의 것으로 가치화하는데 유용하다. 씽킹맵은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게 하며, 스토리텔링은 학습에 흥미를 더하고 기억을 오래가게 하며, 감동(느낌과 다짐)을 주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유맵은 한반도의 지질학적 형성 과정을 모두 배운 후 이를 정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지도를 전지에 크게 그린다. 인쇄한 것보다는 직접 그림으로써 상상력을 기르고 직접 만든 결과물에 대한 애착이 더 많이 형성된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지질 명소를 찾아 표시한 후 지역-지질시대-특징 순으로 정리하여 포스트잇에 작성한 후 그 지역에 붙인다. 완성된 작품을 과학실 벽에 붙이고 다른 반 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감상의 시간을 가지며 배운 내용과 소감을 생각 일기에 작성한다.

<자유맵 : 한반도의 지질 명소 작성과 결과물>

3. QNA기반 거꾸로수업

거꾸로 수업이란 디딤 영상의 도움을 받아 교실에서 교사의 강의를 제거하고, 대신 학생들 스스로 서로 소통하고, 가르치며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수업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2단원의 유체 지구의 변화, 4단원의 천체 관측 부분을 거꾸로수업으로 진행하였다. 1시간 수업할 핵심 내용을 5~10분 정도의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밴드에 업로드 한다. 댓글 확인을 통해 시청 학생 수를 파악하고 미리 준비해오기에 내용을 적은 것과 Quiz를 통해 디딤영상 시청의 필요성을 느끼게끔 한다. QNA활동을 통해 mission1, mission2를 완수하며 학생 스스로 고민하여 답을 찾도록 하고 핵심 수업 내용을 파악하고 정리하도록 한다. 고3 학생들이라 수능 대비에 대한 부담감이 크므로 마무리 단계에서 수능 관련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문제적용력을 기를 수 있다. 밴드를 사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동영상 청취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을 위해 과학실의 컴퓨터를 개방하여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언제든 와서 동영상 청취를 하도록 하면 좋다. 디딤영상은 ppt를 만들어도 좋고, 한글을 띄워서 그림판으로 설명하는 것도 괜찮다. 중간 중간 재미있는 영상이나 교사의 유머감으로 지루해 하지 않도록 하거나 돌발퀴즈 같은 것을 내면 훨씬 몰입도가 커진다. 이후 어떤 영상이 업로드 되는지 궁금해 하며 학생들의 기대감이 증폭된다. 디딤영상 미시청 학생이나 개념 파악이 잘 안 되는 학생은 수업 중 컴퓨터로 가서 언제든 시청할 수 있도록 하며 몇 번 진행하다보면 디딤영상의 중요성을 학생들이 알게 되어 적극적으로 미리 영상을 시청하고 오게 된다. 거꾸로 업은 학생들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고 효과도 좋았다. 디딤 영상을 보고 스스로 학습하며 내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기주도학습능력이 길러지기 시작했다. 수업 시간에 하는 교사의 수업만으로는 반복 학습이 어렵고 그때마다 모르는 것을 질문하기도 어려웠는데 디딤 영상은 반복 학습과 개별화 학습이 가능하므로 실제 학습 능력 향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디딤영상 자료 제작> <거꾸로수업 학습지>

4. QNA기반 4D 프레임 사용 창의과학수업

수업 혁신 관련 연수를 듣다 알게 된 4D 프레임 교구는 수학 과학 영재 교구로 제법 많이 알려진 것이다. 1학기 2차 지필평가가 끝난 후 대입 전형을 위한 모든 내신 성적의 결과가 끝남과 동시에 아이들은 너무 달라진다. 너무 활기차거나 너무 무기력해진 모습을 보이기 십상이다. 이 시기에 ‘우주에서 살아남기’라는 대주제로 이 수업을 실시했다. 이 프로젝트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처음에 대주제를 주고 그와 관련한 소주제를 선정하기 위한 모둠별 의견을 나눈다. 각자의 능력과 적성을 고려하여 역할을 분담한 후 스토리보드를 작성한다. 비주엉씽킹으로 설계도나 상상도를 그리고, 스토리텔링으로 창의적 구조물의 역할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여 표현한다. 4D 프레임 창의적 구조물을 만들다 보면 학생들 하나하나 마다 자신이 가진 강점이 드러나게 된다. 아이디어가 뛰어나거나 구조물을 잘 만들거나 스토리를 잘 엮어가거나 작품 설명을 잘하거나 분야별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이 수업을 통해 그동안 교실 내에서 있는 둥 없는 둥 했던 여러 인재들이 발굴되며 진로와 연결하여 학과를 정하는 데도 꽤 영향을 줄 수 있다. 4D 프레임은 다른 반이 계속 사용함으로 매시간 마다 정리하고 모둠별 작품은 잘 보관하고 전시한다. 모둠별로 발표하는 것도 좋지만 부스 운영의 형태로 발표, 전시할 때는 관람객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며 열띤 발표의 장을 만들어 낸다. 개인별 한 개씩 주어진 스티커를 제일 많이 획득한 모둠이 MVP가 되는 동료 평가를 접목함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설명하고 작품을 감상할 때도 주의 집중하여 볼 수 있도록 한다.


<4D 프레임 사용 창의과학수업>

5. QNA기반 프로젝트 발표수업

지구과학 첫 시간에 수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하며 지구과학Ⅰ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계획서 중 학생들이 모둠별로 주제를 하나씩 선정한다.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컴퓨터실로 가서 조사와 탐구의 과정을 거친다. 자료들을 수집하여 결과를 토의하고 분류, 정리한 내용에는 심화된 탐구의 과정을 포함하도록 한다. 발표는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발표 방법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ppt발표, 프레지, 역할극, 동영상 발표 등인데 공동 작업을 통해 발표 준비를 하고 내용적, 기능적 역할 분담을 통해 전 모둠원이 참가하도록 한다. 발표 시에는 Quiz를 2-3개 정도 넣어 반 전체가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적인 발표가 되도록 하며 사회적 이슈가 되는 내용이나, 안전 교육에 관한 내용을 꼭 넣도록 했다. 교과와 연계한 안전 교육은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좋고, 학생들 스스로 발표하고 참여함으로써 효과가 높아진다. 미세먼지, 집중호우, 태풍, 해일, 지진에 관한 안전교육 뿐 아니라 반려동물이나 멧돼지 안전교육까지 아이들의 아이디어는 다양했고 친구들이 설명해주는 안전교육이라 더 잘 생각나고 효과적이라는 반응들이었다. 완성된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발표시간은 10분 내외로 정하고 모둠별 발표 시에 동료 평가지를 나누어 주어 기록하도록 한다. 모둠별 발표가 끝날 때마다 퀴즈로 마무리하고 교사는 그 내용에 오류가 없는 지 확인한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학생들끼리 질문하고 답하는 활동을 하며 궁금한 것을 해결하고 박수로 마무리한다. 동료 평가는 다른 모둠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내용평가 5점, 발표평가 5점 만점으로 표시하고, 잘한 점 및 조언을 옆에 직접 적는다. 자기 평가는 자기 모둠의 발표가 끝난 후 자기 모둠에 대해 관찰평가와 표현평가로 나누어 정량 평가를 실시하고 자신에 대해서는 정성평가를 실시하며 프로젝트 활동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사는 학습 내용과 발표를 보고 관찰평가를 실시하며 학생들 평가를 취합하여 참고하고 이를 평가에 반영한다.

6. 창의적 지구과학 체험학습(ACT 프로그램)

정규교육과정에서 실시할 수 없는 학교 밖 창의적 지구과학 체험 활동 및 학교 내 체험활동을 통해 교과와 연계된 자연 현상과 직접적인 경험을 체험하여 나만의 성장스토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 하에 기획하였지만 덕분에 주말이 늘 바빴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하게 되며 이전과 달라진 큰 특징 중 하나는 대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보다 내신 위주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며 주말이 한가한 학생들도 많아졌다는 점이다. 고3은 공부만 한다는 건 옛말인 것이다. 학생들의 참여는 자율로 하였고, 교과와 연계된 지구과학 체험을 위주로 구성하되 체험 전엔 계획서를 체험 후엔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창의적 지구과학 체험활동 중 시화호, 공룡들의 산부인과와 포천아트밸리, 1억년 전의 비밀을 찾아서,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그대! 프로그램은 지구과학야외학습연구회 진행으로 운영하였다. 그 외 빛따라 별따라 우리고장 지구과학 체험, 국립과천과학관의 보물을 찾아서, 지구과학 작은 세미나 개최, 학교 내 천체 관측회! 등은 교내 학생 동아리와 연계하여 진행하였다. 이 ACT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성장스토리가 담긴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을 가능하게 하여 대입 전형 및 자소서 작성, 자신의 진로에 활용할 수 있었다.

Ⅴ. 생각일기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

1. 한국의 지질 명소 수업 당시 자유맵 활동 중

“처음 QNA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잘 맞지 않았던 두 친구의 서로 다른 생각을 보여주는 생각일기이다. 한명은 다른 여학생들만 있는 모둠을 부러워하고 모둠장인 학생은 자신의 부족함으로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후 학기말이 되어 4D프레임 창의과학수업을 할 때 다시 같은 조가 되었을 때는 불협화음이란 조이름으로 멋진 우주구조물을 만들었다. 의견 충돌을 겪어가며 더욱 성장해 가는 아이들…”

2. 거꾸로 수업에 대한 생각일기

“다른 조에 가서 발표하는 사람으로 내가 당첨 됐는데 우리 조에서 설명할 때는 완벽하게 익혔다고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막상 가서 설명하니깐 집중도 잘 안되고 중간중간 까먹어서 OO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관찰자가 본 순서를 설명하는데 기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좀 더 확실히 해둘걸 하는 후회가 생겼다.” – 이OO –

3. 4D 프레임 창의과학 수업의 생각일기

“지금하고 있는 4D프레임, 난 만들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 즐거운 수업이다. 하지만 이것은 만들기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상상하고 구상하여 설계하고 보이는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모두 다 들어있어 생각하는 힘(상상? 창의력?)이 증가하는 것 같다. 또한 친구들과 협력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면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었다” -윤OO-

4. 그 외의 생각일기

Ⅵ. 너와 나의 지구과학수업 성장스토리

* 전○○의 지구과학수업 성장스토리

졸업이 1년도 안 남은 지금, 그 동안 받아왔던 수업을 되짚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책상에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필기를 하는 수업이었다. 이와 다르게 한 학기동안 받는 지구과학 수업은 고등학교에서 받은 수업 중 유일하게 선생님보다 말을 많이 하는 수업이었다. 처음 수업을 시작하고 같은 조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설명을 들을 때 낯설고 어색했었다. 혼자하는 공부에 익숙해져서 인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 수업을 받으면 받을수록 같은 조 친구들과 소통하고 설명하는 것이 수월해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모르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추론해 보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성적을 위해서가 아닌 함께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프로젝트 수업’이었다. 겁도 없이 나중에 수업들을 때 미리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구과학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천체 파트 중 ‘달’에 대해서 발표하게 되었다. 내용 자체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 조원들 모두 힘들어 했었다. 하지만 서로 의견을 나누어 가며 열심히 발표 자료를 만들고 대본을 외웠고, 그 결과 좋은 평가를 받으며 무사히 발표를 마쳤다. 지구과학 수업을 받으며 함께 하는 공부의 힘의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수업을 받고나서 하브루타수업을 평소 공부에도 적용하려고 노력했으며 토론을 하며 배우는 것의 효과를 맛보았다. 이 수업을 통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 지구과학샘께~

더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해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선생님의 깊은 생각과 학생들을 위해 모든 수업을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거꾸로수업의 아쉬운 점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원래의 강의식 수업보다 더 큰 효과를 내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강의식 수업보다 얻을 수 있는 게 적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거꾸로 수업을 통해 배우고자하는 마음을 갖게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 지구과학샘의 성장스토리

지구과학 수업 첫 시간, 생각노트를 나누어 주며 우리 앞으로 이렇게 수업해 보는 게 어떨까? 하며 시작된 우리의 모토는 ‘제대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지구과학시간’이었단다. 방학 내내 구상하고 준비하고 만들고 수정하고를 반복하며 이렇게 해도 될까? 고3인데 수능 준비도 해야 하고 진도도 모두 나가야 하는데 그래도 될까? 아이들이 수긍하고 잘 따라와 줄까? 정말 질문만 가득한 날들이었다. 노트를 받아들고서는 맘에 든다며 환하게 웃는 너희들 앞에서 노트 뿐 아니라 머리가 꽉 찬, 마음이 꽉 찬 우리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약속을 던져버렸지. 수능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살아야 할 시대에는 외우고 푸는 것만이 다가 아닌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성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인성을 길러야 한다며 우리 두 마리 토끼를 잡자고 약속했던 것! 그래서 한시간 한시간 바늘 땀 따듯이 준비했지만 때때로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려 했던 적도 많았단다. 그때 마다 너희가 쓴 생각일기를 읽으며 힘을 얻고 감동받고 또 그래서 힘을 냈지. 학생활동중심수업을 하며 너희는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예리하고 공평하며 관대했단다. 그 수업의 중심에 너희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깨닫게 되었고,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도 매의 눈으로 오류를 잡아냈지. 또한 친구들끼리 공평하면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역할을 분담했으며 잘 따라오지 못하는 친구들도 함께 다독이며 같이 가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교사의 눈으로만 바라보던 시야가 확 트인 듯한 느낌이었단다. 너희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너희가 나를 성장하게 하는 거였구나. 함께 배움으로 성장하는 우리가 되는 거였어! 고맙고… 사랑한다… 나의 친구들!